운영자 이야기
정은지
독서·요가·명상 모임을 이끌다 잠시 멈춰야 했습니다. 회복의 시간을 지나며 다시 배운 것을, 이제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과 함께 나눕니다.
첫째를 낳고도 저는 당연히 계속 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독서모임을 운영하며 요가와 명상 모임까지 함께 이끌었어요. 늘 피곤했지만 산후 회복이 늦어서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더 열심히 운동했고, 그 다음 주 건강검진에서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제서야 알았습니다. 제가 이기려고 했던 그 피로가, 사실은 몸이 보내는 신호였다는 걸요.
조직검사 결과를 혼자 들으러 갔던 날,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직 어린 우리 아기였습니다.
치료를 받는 동안 모든 걸 멈췄습니다. 모임을 정리하고, 서두르지 않기로 했습니다. 흐르는 물살을 거스르지 않고,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하기로요. 처음엔 근육이 다 빠져서 아이를 안는 것조차 버거웠지만, 꾸준한 회복의 시간을 지나며 삶에서 정말 놓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더 선명해졌습니다.
그 시간을 지나 둘째를 낳으며, 제 인생만이 아니라 제 인생 ‘도’ 함께 생각하는 사람이 되기로 했습니다. 나를 잃지 않으면서, 아이의 건강한 주 양육자가 되는 것. 그게 지금 제가 매일 실천하고 있는 답입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 이 자리에 섭니다. 이번엔 혼자가 아니라,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과 함께요.

모임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
저는 정답을 정해두는 대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때, 그 안에서 우리는 더 넓어진다고 믿어요.
다만 한 가지는 지키고 싶습니다. 자신의 감정에만 매몰되어 부정적인 이야기만 반복하기보다, 질문 하나를 붙들고 함께 깊이 들어가 보는 것. 그런 대화가 우리 모두를 성장시킨다고 생각합니다.

Solitaire et Solidaire
혼자이면서, 함께.
한 달의 결
왜 함께 읽는가
책은 혼자 읽어도 됩니다. 그런데 왜 굳이 모여서 나눌까요.
사람은 기본적으로 외로운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혼자 사색하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결국 우리는 대화하고 글을 쓰면서 생각이 정리되고, 그 나눔을 통해 조금씩 더 성숙해집니다. 익숙한 것에만 머무르면 시야는 자연히 좁아지니까요.
세상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아이도, 어른도 이 변화를 의식적으로 따라가야 하는 시대라고 느낍니다. 어차피 함께 갈 변화라면, 뒤늦게 쫓아가기보다 비슷한 속도로 그 물결을 타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 하나
읽기
한 달에 한 권. 책은 답이 아니라, 함께 깊이 들어가기 위한 질문의 시작입니다.
- 둘
모임
정해진 밤, 화면 너머로 서로의 생각을 마주합니다. 잘 말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 셋
나눔
나눈 이야기는 각자의 글로 남습니다. 그 꾸준함이 저와 이 모임을 신뢰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도 지금, 매일 기록을 남기는 여정을 스스로 계속하고 있습니다. 혼자서는 이어가기 어려운 일도, 약간의 강제성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가능해지더군요.
아이가, 가족이,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달라지길 바란다면 결국 시작은 저 자신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변화를 혼자 만들지 마세요.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시작해요.
